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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왜 안내견이 부족할까? – 제도, 인식, 그리고 현실

by 점자 배우는 사람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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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안내견을 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치, 제도, 인식 문제를 통해 안내견이 설 자리를 좁히는 현실에 대해 살펴봅니다.

 

 

1. 안내견, 왜 이렇게 적을까?

지하철역, 버스, 식당, 공공기관에서 안내견을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은 “거의 없다”고 느끼실 거예요. 사실 그것이 현실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은 여전히 매우 희귀한 존재입니다.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마련된 법과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안내견이 설 자리는 좁고, 시선은 냉랭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이 글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안내견이 부족한 이유를 수치, 제도, 인식의 관점에서 짚어보고, 우리가 바꿔야 할 것들을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2. 수치로 보는 현실 – 생각보다 훨씬 적은 안내견 수

2023년 기준, 대한민국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은 약 25만 명입니다.

 

e-나라지표에서 등록 시각장애인 수 알아보기

 

 

그런데 이들 중 실제 안내견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은 고작 60명 남짓에 불과합니다. 이는 전체 시각장애인의 0.02% 수준에 지나지 않죠.


비슷한 시기를 기준으로 일본은 약 900여 마리, 미국은 수천 마리 이상의 안내견이 활동 중입니다. 보급률의 차이가 수십 배에 달합니다.

 

안내견 1마리를 양성하는 데에는 평균 2년, 약 5,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며, 이 과정에는 퍼피워커, 전문 훈련사, 안내견학교 등 다양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한국에는 현재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유일하게 운영 중이며, 국공립 차원의 안내견 양성기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숫자에서부터 드러나는 현실은 분명합니다. 한국 사회에는 안내견이 너무도 부족하고, 그 부족함을 메워줄 공공 시스템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3. 법과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실은 딴판

한국에는 장애인복지법 제40조를 비롯해, 안내견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조항들이 존재합니다. 이 법은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안내견의 대중교통, 식당, 공공시설 등의 출입을 보장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법조문과 거리가 멉니다. 안내견이 출입을 거부당하는 사례는 지금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식당에서 “다른 손님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거나, 카페에서 “위생 문제”를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집니다.


많은 경우, 안내견의 출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해당 법의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막연한 불쾌감이나 오해에 기반한 판단을 내립니다.

 

또한 제도가 형식적으로 존재할 뿐, 실효성 있는 홍보나 단속, 교육은 미비한 상태입니다.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보조견 관련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은 여전히 “개는 출입금지”라는 고정관념 속에 머물러 있고, 장애인 당사자는 매번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안내견 양성과 운영에 대한 공공 예산의 비율도 현저히 낮습니다. 대부분의 안내견은 민간기업이나 기부 단체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공공성이 부족한 구조입니다. 이는 보급 확산에도 제약이 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결국 법과 제도는 있지만, 그것이 실제 생활에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벽’과 싸우고 있는 셈입니다.


4. 사람들의 시선 – 안내견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

안내견은 법적으로 보호받는 존재이지만, 사회적 시선에서는 여전히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는 ‘정보 부족’과 ‘경계심’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위생과 안전에 대한 오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개가 음식점에 들어오면 안 된다”거나 “혹시 물지는 않을까”라는 불안을 느낍니다. 그러나 안내견은 일반 반려견과는 달리, 전문 훈련을 거쳐 통제력과 위생 교육이 철저히 이루어진 동물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안내견이 문제를 일으킨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두 번째는 안내견의 존재 자체에 대한 낮은 인식률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안내견이 법적으로 출입 가능한 것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중·장년층일수록 안내견을 단순한 ‘반려견’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세 번째는 불편함에 대한 개인적 거부감입니다. 털 알레르기, 소리에 대한 민감함, 혹은 단순히 ‘동물이 싫다’는 이유로 안내견의 존재를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이 경우, 안내견을 거부하면서도 정당한 사유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안내견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갑고, 당사자들은 매 순간 설득하고 해명해야 하는 감정 노동을 떠안고 있습니다. 이는 안내견을 키우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사회적 장벽이 됩니다.


5. 결론 – 안내견도, 사람도 더 나은 환경이 필요하다

안내견은 인간과 함께 사는 구성원입니다.

법과 제도만큼 우리 모두의 인식과 태도가 변할 때 진짜 안내견 친화적인 사회가 완성됩니다.


6. 참고 사이트

 

* 함께 보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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